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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의 '무소유'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한 여정

 기사 작성일 : 2017. 08. 30.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맑은 가을 하늘 아래 고요하고 아늑한 산길을 따라 거니는 듯한, 고상한 문체의 수필 서른다섯 편으로 엮어진 책이다. 그렇기에 바쁜 일상에 무겁고 혼탁해진 영혼을 깨끗하게 씻어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혀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책에 나오는 구절이다. 사실 필자는 종교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법정 스님은 종교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인생의 진리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정말 추앙받는 것이 당연한 인물임을 느꼈다.

  법정 스님은 정성스레 길렀던 난초 두 분을 애지중지 가꾸고 난초에게 집념하면서,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필자 또한 법정 스님의 경험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다. 사람은 어쩌면 보편적으로 누구나 소유욕, 집착이 내재되어있지만, 지난 날 나의 행동들을 모두 되돌아보면 진심으로 부끄럽다.

  우리들은 사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었다. 살 만큼 살다가 세상에서 사라져 갈 때에도 빈손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이것저것 내 몫이 생기게 되면서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 경험이 무수하다.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꼭 요긴한 것들 만일까? 법정 스님처럼 내 자신에게 되물었을 때, 없어도 좋을만한 것들이 상당하다.

  이 책은 물질주의적 사고가 만연한 21세기 사회에서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한 번쯤 되돌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속세를 떠나 청렴하게 살수는 없지만 내 것이 아닌 것은 미련 없이 마음을 비우는 것, 혹 내 것에 대해서도 언제든 떠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무소유'는 우리의 삶을 보다 여유롭게, 평온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포근한 가르침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서, 무소유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 책이 단연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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